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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 원장 칼럼

콩국수 한 그릇

 

어제 수업을 끝내고 콩국수집으로 출발한 게 4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집사람이 여름 초입을 조금 넘기면서부터 콩국수를 먹고 싶다고 했다. 계제가 안 닿아 못 갔다. 이러다 여름 다 넘기면 콩국수를 못 먹을 것 같아 오늘은 큰 맘 먹고 콩국수를 먹으러 갔다. 근데 어느 콩국수집으로 가지?

 

인터넷으로 콩국수 맛집 검색을 했다. 시청 진주회관, 여의도 진주집, 주교동 강산옥이 검색되었다. 일단 시청 진주회관에 전화했다. 일요일에 하나요? 자기네는 연중무휴라고 했다. 뭐가 그리 바쁜지 헐레벌떡 전화를 끊었다. 손님 전화 응대는 파이였다. 진주집과 강산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진주회관의 전화 응대가 못마땅해 동네에서 먹을까 생각했지만 집사람 때문에 꾹 참고 갔다. 가든호텔 앞에서 600번 버스를 타니 20분 정도 걸렸다. 광화문 바로 다음 역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 좌회전하니 진주회관이란 큰 간판이 보였다. 입구는 허름하고 안의 시설도 일반 식당의 모습이었다.

 

저녁 식사 시간보다 좀 일찍 와서인지 손님은 붐비지 않았다. 앉자마자 음식 주문을 했다. 집사람은 콩국수, 난 섞어찌게를 시켰다. 선불이래서 음식 값을 먼저 주었다. 콩국수는 한 그릇에 만원, 섞어찌게는 8천원이었다. 콩국수가 먼저 나왔다. 집사람이 콩국수를 먹어보더니 맛있어 했다.

 

집사람이 면과 콩국수물을 접시에 덜어 주었다. 한 젓가락 먹어보니 면과 콩국수물의 간이 잘 잡혀 있었다. 콩국수물이 수프처럼 진했다. 면의 굵기와 장력에 비해 콩국수물이 너무 걸쭉했다. 어느 게 콩국수 반찬이고 어느 게 섞어찌게 반찬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김치를 먹어보니 기성품 맛이 났다. 직접 담갔겠지?

 

한강으로 물을 잡아온 섞어찌게를 남기기 아까워 모두 먹었다. 간은 심심하게 잘 잡았다. 집사람이 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섞어찌게 맛은 일반 식당의 섞어찌게 맛이었다. TV에 방영된 맛집치고는 별로였다. 집사람이 콩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TV에서 어떤 놈이 소개한 겨?

 

오늘 아침을 먹으며 집사람에게 뭐 먹고 싶은 것 없냐고 물어 봤다. 이것저것 얘기하더니 비빔밥을 먹고 싶다고 했다. 이번 주 토요일에 맛집 검색해서 비빔밥을 먹으러 가야 겠다. 콩국수 먹으러 갈 때는 딸아이 몰래 갔다 왔는데 이번에는 딸아이도 함께 데리고 가야 겠다. 이번엔 맛있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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