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중2 수학반에 쌍둥이가 다닌다. 길 건너에서 오는데 항상 열심이다. 2학기 중간고사에서는 100점 맞을 태세로 열공중이다. 기특하다. 마음 자세가 그러니 성적이 잘 나올 거다.
이 둘에게는 보통 애들과 달리 한 가지 없는 게 있다. 바로 핸드폰이다. 부모님이 안 사주셨는지 아니면 아이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지 알 수 없다. 단지 핸드폰이 없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일전에 핸드폰 중독에 빠진 학원생을 상담하며 낯설었었다. 쌍둥이가 핸드폰이 없다는 사실은 나에게 또 다른 낯설음을 선사한다. 그때 핸드폰 중독에 빠진 녀석은 핸드폰 없애면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퇴원 조치했다.
핸드폰이 애들 공부에 안 좋을까? 내 경험상으로는 그렇다. 핸드폰에 매달려 공부하는 것은 뒷전이다. 친구와 카톡이나 하고 있고 문자나 보내고 있다. 게임 중독은 어떠한가? 심각하다.
영어 독해 공부를 할 때 핸드폰으로 모르는 단어를 찾아 가며 열심히 의미 파악해 보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 길을 가다가 깜빡 잊은 수학 공식을 찾기 위해 멈춰 서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
어제는 한 녀석이 수업 시간에 핸드폰을 보다가 딱 걸렸다. 다음에 또 그러면 퇴원 조치다. 핸드폰을 가끔 걷는데 학원생들에게 등원시 핸드폰 반드시 내라고 통지했다. 바구니에 잘 담아놔야 겠다. 아, 핸드폰, 이를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