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스키를 타러 갔다 와야 겨울을 제대로 보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방학 때마다 스키 타러 간다며 수업에 빠지는 학원생들이 가끔 생깁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겨울에도 몇몇 학원생들이 스키 타러 간다며 수업에 빠지겠다고 했습니다. 이왕 가는 거 재미있게 놀다 오라고 했습니다. 근데 스키 타고 온 다음날 두 녀석이 학원에 못 오겠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스키 타고 와서 피곤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정말 특별히 스키 타고 오라고 허락한 건데. 일단 학원에 오라고 전화 했습니다.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전화하니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문자를 보내니 문자에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한 시간 기다리다 하는 짓이 괘씸해서 두 녀석에게 학원 퇴원 조치 문자를 보냈습니다. 부모님한테 계좌번호 보내시라고 말씀 드리라는 내용과 함께. 두 녀석 부모님에게도 학원 퇴원 조치가 통지 되었습니다. 두 학원생 부모님들이 한 번만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씀하셨지만 너무 화가 나서 퇴원 조치된다고 재차 말씀 드렸습니다. 상황을 정리하고 나서 그 녀석들이 수강하는 반의 수업을 마무리해서 애들을 보냈습니다.
돌아서서 강의실로 향하는데 급히 계단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인사하고 내려갔던 한 녀석이 서둘러 올라왔습니다. 수업 빠진 녀석들이 학원 밑에서 쭈그리고 앉아 있다고 했습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 내치려는데 부원장 선생님이 애들 손을 잡고 데리고 들어 왔습니다. 한 번만 특별히 봐 주자고 했습니다. 애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혼날까봐 못 올라 왔나 봅니다. 2시간 가까이 밖에서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녀석들의 모습이 안돼서 이번만 그냥 넘어 가기로 했습니다. 들어가서 단어 암기와 듣기를 하라고 했습니다. 학원 수업 모두 끝나는 오후 10시까지 학원에 있다 갔습니다. 원래 7시에 가야 하는 애들입니다. 예비 고1인 녀석들이 정신을 못 차렸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노는 것에 재미 들리면 끝장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공부만 해야 합니다. 사진 속의 세 녀석은 스키 캠프 가지 않고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한 녀석들입니다. 기특하다고 피자도 사주고 문화상품권도 한 장씩 주기로 했습니다. 애들 모습이 너무 예쁘지 않나요? 너무 귀여운 녀석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