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으로 수업 결손이 생긴 예비 고1 학원생들의 보강이 있었다. 그런데 와야 할 예비 고1 학원생들 중 한 명이 보강에 오지 않았다. 이도윤이었다. 집이 독산동 쪽이라 멀어서 아침 9시 수업에는 가끔 늦는 학원생이었다. 전화를 하니 전화가 되지 않았다. 문자를 보내 놓고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에 집중하느라 그 학원생을 깜빡 잊었었다. 수업 한참 하고 있는데 부원장 선생님이 도윤이가 방금 도착했다고 했다. 시계를 보니 1시간 늦게 왔다. 잘못한 게 있어서인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이걸 죽여 살려? 종 간나 새끼. 회초리를 가져 오려고 하는데 부원장 선생님이 프렌치카페를 불쑥 건네주었다.
도윤이가 사왔단다. 와, 프렌치카페 내가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지? 비싸서 못 사먹고 있었다. 회초리를 가져오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지각한 도윤이에게 근엄하게 말했다. "도윤아, 다음에 또 늦으면 안 된다. 부지런히 다녀라. 그래야 공부 잘하지." 도윤이가 강의실로 들어가고 부원장 선생님과 나는 도윤이가 사온 커피를 맛있게 마셨다. 진짜 맛있었다. 이거 자꾸 얻어 마시려면 학원생들 보고 자주 지각하라고 해야 하는 건가? 부원장 선생님에게 문화상품권 한 장 준비하라고 했다. 도윤이가 자기 용돈으로 사왔을 텐데 학원생 용돈을 축낼 수는 없지 않은가? 도윤이 작전에 말린 거 같기도 했지만 지각하고 미안한 줄 아니 다행이었다. 요새는 늦고도 아무렇지 않게 들어오는 학원생들이 많다. 어머님들, 애들 좀 잘 챙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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