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니모를 좋아해서 3년 전쯤 해수어항 하나를 꾸몄다. 스타일상 데드락을 샀겠지만 딸아이 거라 특별히 라이브락을 샀다. 1차로 니모 두 마리와 담셀 두 마리를 청계천 한 수족관에서 데려 왔다. 여기저기 알아보았어야 했는데 너무 급하게 분양받았었나 보다. 그 녀석들은 2주를 살지 못하고 죽었다. 비싸게 주고 샀었는데. 인터넷을 검색해서 영등포에 있는 동물나라 수족관에서 니모 두 마리를 바로 분양 받아 왔다. 자기들은 축양해서 분양을 해 잘 안 죽는다고 했다. 말한 대로 데려온 니모들은 잘 살았다. 크기가 처음 왔을 때보다 거의 두 배 반은 커진 것 같다. 그런데 엊그제 그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죽었다.
죽을 것 같다는 낌새는 차리고 있었다. 근처에만 가도 밥을 달라고 야단이던 녀석이 구석에 처박혀서 밥을 전혀 거들떠 보지 않았다. 툭 건드려 보았다. 물 위로 떴지만 그때뿐이었다. 집사람과 딸아이에게 니모 한 마리가 죽을 것 같으니 죽기 전에 보라고 말했다. 이틀이 지났다. 집사람이 계속 신경 쓰고 있었나 보다. 오더니 니모가 죽었다고 말했다. 밥을 안 먹으니 죽을 수밖에. 집사람이 딸아이에게 어떻게 말 하냐고 했다. 최근 고슴도치에 빠져 니모를 잘 보지 않았지만 자기 물고기가 죽었으니 많이 슬퍼할 것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돌아와 밥을 먹는 딸아이에게 집사람이 니모 한 마리가 죽었다고 말해 주었다. 잠결에 해수어항 앞에 모녀가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죽기 전에 니모 사진을 찍어 주려 했었는데 꾸무럭거리다 사진을 못 찍었다. 진작 찍었어야 했었는데. 집사람은 죽은 모습이라도 찍으라고 했지만 그러기는 싫었다. 어제 남아 있는 니모 한 마리 사진을 찍었다. 3년을 같이 산 짝을 잃고 혼자 남아 있어서 슬픈지 움직임이 많이 활발하지 않았다. 이러다가 이 녀석도 죽는 것 아냐? 걱정이 되었다. 움직임이 적으니 사진 찍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얼굴에 시무룩한 표정이 가득했다. 담셀 두 마리가 함께 있으니 위로 삼으며 잘 살기를 간절히 바랐다. 요즈음 구피와 새우를 신경 쓰느라 해수어들 잘 돌보지 못했다. 미안한 마음이다. 모두에게 잘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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