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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 원장 칼럼

선택은 자유

2월 중순 쯤에 학원 상담이 하나 있었습니다. 엄마와 학생이 함께 왔습니다. 이화여고에 입학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오빠는 서울대학교 전기·정보 공학부에 합격했다고 했습니다. 학원생 학부모님 소개로 상담을 오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학부모님이 저희 학원을 적극 추천하시더랍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른 수업이 있었지만 학부모님 소개로 왔기에 다른 선생님에게 수업을 부탁하고 영어 과목 상담을 했습니다. 어머님이 상담에 만족하셨는지 그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학원 강의를 듣겠다고 하셨습니다. 1:1 수업 테스트를 해보니 학생의 단어 실력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단어가 급했습니다. 그래서 단어 공부를 먼저 할 거라고 말해 주고 공부할 단어장을 주었습니다. 영어에 대해 너무 자신 없어 하고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내심 걱정을 하며 다음 주 월요일에 오라고 하고 보냈습니다.

그 다음 주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상담한 학생이 와야 하는 시간에 학생이 오지 않았습니다. 부원장 선생님이 학생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어머님이 ​수학 학원 선생님이 보강을 너무 많이 잡아 시간이 없어서 다음 주서부터 학원 강의를 듣겠다고 하셨습니다. 수학 학원 선생님이 학원 강의를 얼마나 많이 잡으셨기에 방학인데 시간이 없다는 말씀이시지? 약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니 다음 주부터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날짜로는 ​2월 29일이었습니다. 왔을까요? 안 왔을까요? 당연히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학원을 오래 하다 보니 촉이 생겨서 이제는 딱 알아차립니다. 그래도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학생이 친척들 행사에 갔는데 언제 올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내 원 참. 수업 약속을 했는데 놀러갔다? 수업 날이 아닌데도 따로 불러 해주려고 했었는데 약간 짜증이 났습니다. 목요일에 보내 달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학원 사업은 자존심을 파는 ​사업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꾹꾹 참아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 학생 결국 목요일에도 오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또 했습니다. 어머님 전화에서는 뚜뚜뚜 소리만 들렸습니다. 더 이상 전화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부원장 선생님에게 어머님이 부담가지시니 전화 더 이상 드리지 말고 문자로 단어장 책값만 입금해 달라고 말씀드리라 했습니다. 문자를 보내니 받지 않던 전화에서 바로 알겠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학원을 이 만큼 오래한 저로서 어머님의 원칙이 똑발라야 애들이 인서울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근에 학원은 많고 선택은 자유입니다. 어느 학원도 우리 학원 다니라고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내 애들에게 맡는 학원을 찾는 과정이라고 이해합니다. 하지만 전화는 받아 주십시오. 그리고 이러이러해서 못 다닐 것 같다 말씀해 주세요. 1시간 넘게 상담해 드렸고 전화 여러 통한 성의를 봐서 말입니다. 상담한 학생이 좋은 학교 가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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