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수의 "바람과 나"이다. 한대수는 한국 포크 록의 대부이자 한국 최초의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져 있다. 신중현과 더불어 한국 대중음악의 두 뿌리 중 한 명인 한대수. 잊혀져 있던 그가 우리에게 다시 조명이 된 것은 일본의 Crossbeat Asia의 초청을 받아 1997년 9월 후꾸오까에서 일본 록의 여왕인 카르멘 마키와 조인트 콘서트를 하면서부터였다.
당시 기획자인 강신자의 말에서 그의 인생과 음악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돌이켜 보면, 당시 미국의 반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일본과 한국은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일본과 달리 한국의 젊은이들 앞에는 고난의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거리를 걷다가 경관에게 머리를 잘릴 수도 있었다. 군인 출신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질식할 듯한 공기가 가득했다. 미국의 영향을 받은 젊은이들의 노래는 혼란의 주범으로 몰려 금지 처분되었다. 게다가 대마초 일제단속으로 많은 가수들이 체포되었다. 한대수가 한국을 떠난 것은 1975년의 일이다. 그는 노래를 계속하기 위해 나그네가 되기를 선택했다. 안주할 땅을 갖지 못한 정신적 유배자로서 자유롭고 고독한 나그네의 혼이 뿜어내는 아름답고 끊이지 않는 노래를 계속 불러왔다."
"바람과 나"의 가사에서 그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고독했으며 얼마나 자유롭기를 원했는지 알 수 있다. 무명 무실 무감. 젊었을 때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따라 불렀었는데 노래를 들으며 새삼 그 말의 무게가 느껴진다. 나는 바람 속에서 과연 어떤 님을 만나고 있는지 궁금하다.
끝 끝없는 바람 저 험한 산위로 나뭇잎사이로 불어가는 아 자유의 바람 저 언덕 위로 물결같이 춤추던 님 무명 무실 무감한 님 나도 님과 같은 인생을 지녀볼래 지녀볼래 구름 건너편에 황혼에 젖은 산끝 보다도 아름다운 아 나의 님 바람 뭇느낌없이 진행하는 시간 따라 무명 무실 무감한 님 나도 님과 같은 인생을 지녀볼래 지녀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