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운영하다 보면 낯선 느낌의 학생과 학부모를 가끔 본다. 내가 돈을 냈으니 너는 가르쳐야 한다는 식이다. 정말 지 맘대로다. 숙제는 안 해 오고 지각도 밥 먹듯이 한다. 무단결석을 해서 핸드폰으로 전화하면 학생도 학부모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수업 시간보다 1시간 늦게 고개 쳐들고 온다.
몇 년 전까지는 성적은 안 좋아도 태도는 바랐다. 설명을 해주면 열심히 들었다. 모르는 것을 창피해하며 잘 들었다. 학부모도 내 자식 공부 못하면 기가 죽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그런 모습이 없다. 애들은 공부 열심히 할 생각은 없이 더 나댄다. 학부모님들은 자식 새끼 공부 시킬 생각은 없이 내 일에 한없이 바쁘다.
수업 다 끝나 집에 간지 2, 3시간 후에 전화해서 애 학원에 있냐고 물어 본다. 학원 등원과 하원 문자가 핸드폰으로 날라 갔을 텐데. 학원 수업 정신없이 하고 있는데 또 한 통의 전화가 온다. 가족 외식이 있어 데려가야 하니 좀 일찍 끝내 달란다. 못한 수업 시간 보강해달라고 하지 않으면 고맙다. 가끔은 보강해달라는 학부모도 있다.
학원에서는 시간에 시간을 아끼며 가르치고 있는데 학부모님들은 내 자식 공부를 남의 일보듯이 한다. 우리 때는 자식 공부를 최우선시 했다. 지금은 애들 공부가 한참 뒤로 밀쳐졌다. 공부가 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공부가 다가 아니다. 하지만 게들이 먹고 살려면 공부 밖에 다른 방도가 없음을 왜 모를까?
우리 학원에는 원칙이 하나 있다. 非人不傳 不才勝德 비인부전부재승덕. "사람 됨됨이가 아니면 가르치지 말고 재주가 덕을 앞서게 하지 마라"는 것이다. 착해야 말기를 알아먹는다. 바름을 알아야 배운 것을 선하게 쓴다. 이런 학생이 있다면 우리 학원에 와서 공부해라. 그렇지 않다면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