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 북한이 또 미사일을 발사했다. 6차 핵실험 후 12일 만의 일이다. 하지만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국 성인 기준 58%는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답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국인의 차분한 대응은 북한의 반복적인 도발로 인해 무뎌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럼 전쟁 가능성에 대한 학원생의 생각은 어떨까? 한 고2 학원생의 말이 생각난다. 지금 학교 수학여행 중인 학원생이다. 수학 여행 가기 전 주였을 것이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나에게 뜬금없이 우리나라 전쟁 일어날 것 같냐고 물어 봤다. 전쟁 일어나긴 힘들 것 같은데 그건 왜 물어보냐?
내 대답을 듣고 그 학원생이 말했다. 학교 수학여행 가는데 그 전에 전쟁이 일어나면 절대 안 돼요. 선생님, 전쟁 안 일어나겠죠? 정말 그 학원생이 이제까지 지은 표정 중에서 가장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너를 위해 수학여행 갔다 온 다음에 일어나야지.
학원생들을 가르치며 애들의 생각과 말에 가끔 당황한다. 이것을 어리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이기적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요즈음에는 풀어줘야 할 문제들보다 학원생들이 더 난해하다. 학습 효과를 올리기 위해서 학원생들의 심리 패턴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은 구시대적 생각이다. 요즘 학생들에게는 좋은 약은 입에 달고도 달아야 한다. 나를 조금이라도 힘들게 하는 것은 아예 하려 들지를 않는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은 애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점점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에서 우리 애들을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