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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 원장 칼럼

전략적 무관심

 

일요일 아침 근처 아파트 놀이터 모습이다. 9시가 다 되었는데 아이들이 없다. 미끄럼틀과 그네가 애들을 기다리고 있다. 어머님들, 빨리 애들을 놀이터로 보내세요. 일요일만이라도 애들이 공부 없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해 주세요. 놀이터에서 애들 웃음소리가 가득하게 하세요.

 

제대로 놀아본 애가 공부도 잘한다. 다른 애들과 열심히 놀게 하라. 놀면서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배우고 써먹는 패턴에 익숙해진다. 인지적 상상력과 책임감을 키울 수 있도록 애들을 방치하라. 엄마가 이거해라 저거해라 절대 상관하지 마라. 엄마가 끼어들면 끼어 드는 만큼 애들은 망가진다.

 

영어 학습에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있다. 원어민처럼 영어를 하기 위해서는 7~8세 이전에 영어를 익혀야 한다. 공부에도 결정적 시기가 있다. 경험상 초등학교 들어 오기 전까지이다. 이 시기에 또래 집단과 놀면서 배우고 써먹는 법을 익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애는 공부를 잘 할 수 없다. 공부가 스트레스며 고역이다.

 

엄마와 애들이 실랑이한다. 공부해라, 난 공부가 싫다. 학원 상담 와서까지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 애는 어렸을 때 제대로 놀지 못한 것이며 엄마는 애를 똑바로 놀리지 못한 것이다. 애매한 간섭으로 계속 애는 망가지고 있다. 공부의 달인인 엄마들을 둔 애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본다.

 

공부할 애들과 공부하지 않을 애들은 벌써 결정돼 있다. 반전의 확률은 10%도 안 된다.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된다. 일은 벌어졌다. 이제 어머님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방법이 없다. 속 끓이지 마시고 기다리시라.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다. 내 자식 새끼 공부쪽으로 마음 돌리게 해 달라고 바라고 또 바라라. 가끔은 기적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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