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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 원장 칼럼

춥다 추워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도 어제만큼 춥다고 합니다. 한낮에도 영화권일 것 같습니다. 냉동고 한파입니다. 모래 평년 기온을 되찾겠다고 합니다. 요새는 학원 히터를 최대한 가동하고 있습니다. 춥기도 춥고 눈도 많이 오고 겨울 같은 겨울입니다. 춥고 눈이 많이 오니 올해는 풍년이 분명합니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잔뜩 웅크리고 다녀서 그런지 몸이 여기저기 뻐근합니다.


요 며칠 최강한파라고 하지만 예전 추위가 훨씬 더 쌨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학교에서 집까지 어린 학생 걸음으로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그 날은 엄청 추었습니다. 빨리 집에 도착해야 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집이 전파사를 했는데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난로로 직행했습니다. 추었던 손이 녹고 간질거려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 때의 연통 달린 큰 연탄난로 모습이 선합니다.


눈은 어땠을까요? 지금과 비교도 안 되게 많이 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집을 빠져 나오려면 눈이 발목 위 한참 깊이였습니다. 요즘 온 눈으로는 눈사람 만들기가 어렵지만 그때는 쉽사리 눈사람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학교 갔다 오면 이 동네와 저 동네 아이들이 편을 갈라 눈싸움을 했습니다. 아이들 눈싸움하는 소리가 온 동네에 가득했습니다. 차들이 눈싸움 방해 안하려고 조심스레 비켜 갔습니다.


요즈음은 고드름을 보기 힘듭니다. 뉴스에서나 가끔 볼 뿐입니다. 하지만 그때에는 집 가상사리에 고드름이 많이 열렸습니다. 날씨가 좀 풀리면 고드름 끝으로 물이 똑똑 떨어졌습니다. 고드름을 떼어다 오기작 오기작 먹었습니다. 차갑지만 먹을 만 했습니다. 긴 고드름을 발견하면 칼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그 칼싸움은 순식간에 끝났습니다. 두 고드름 칼이 부딪히는 순식간에 고드름이 박살났기 때문입니다.


집에 들어오면 눈 투성이로 한바탕 엄마한테 혼이 났습니다. 저녁밥을 먹고 동치미 국물과 함께 고구마를 먹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였습니다. 문틈 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추었지만 눈이 많이 온 날은 얘기가 유난히 길었던 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 사촌들이라도 놀러 오면 부모님 눈치 보며 밤새 얘기가 이어졌습니다. 밖에는 계속 눈이 내리고 언제 그칠지 모르는 눈이 내리고 추억은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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