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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 원장 칼럼

바쁜 나들이

 

오늘 어머니 기제사라 오전에 경동시장에 갔습니다. 며칠 전에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제수 일부를 장만했습니다. 그런데 집사람이 과일하고 몇 가지를 못 샀다고 했습니다. 학원 수업 때문에 서둘렀습니다. 집을 빠져 나오는데 눈발이 날리고 있었습니다. 가볍게 내리고 있었지만 하늘을 보니 한바탕 내릴 눈이었습니다. 작은 수조 하나를 사야 해서 먼저 동묘앞역까지 지하철로 갔습니다. 동묘앞역 개찰구에서 빠져나와 5분만 걸으면 청계천 수족관 거리입니다. 동묘앞역까지 가는 내내 몸이 찌뿌듯했습니다. 어제 잠을 잘못 잤나 봅니다. 몸을 추스르며 동묘앞역 개찰구를 빠져 나와 긴 계단을 올랐습니다. 


와, 엄청났습니다. 온 세상이 하얀 모습이었습니다. 동묘앞역까지 가는 그 짧은 시간에 눈이 이렇게 많이 내렸습니다. 서울에 눈이 몇 번 왔지만 나에게는 첫눈이었습니다. 서울에 눈이 처음 온 날에 집사람이 밖을 보라 했지만 귀찮아서 그냥 하던 일을 했습니다. 또 오겠거니 하고요. 그 다음에 오는 눈들은 꼭 나 모르게 왔습니다. 뒤늦은 눈과의 만남이었습니다. 벌써 길의 눈을 치우느라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빗자루를 든 사람도 있었고 눈 밀대를 든 사람도 있었습니다. 올해 첫 함박눈이어서인지 모두들 기분 좋게 눈을 치우고 있었습니다. 눈은 사람을 들뜨게 하는 재주가 있나 봅니다.


돈을 찾아야 해서 수족관 거리 진입로의 현금 인출기로 갔습니다. 구석쟁이에 처박혀 있지만 자주 와봐서 쉽게 찾았습니다. 눈의 기세는 줄었지만 여전히 많이 오고 있었습니다. 눈을 피해 잽싸게 돈을 찾고 1분 거리의 수족관으로 갔습니다. 아침부터 사장님이 뭔가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혜미 사각사출 수조를 1개 샀습니다. 치어와 새우 잡는데 쓰려고 원형 뜰채 소자도 10개 샀습니다. 스펀지 여과기도 사려 했는데 가격이 맞지 않아 포기했습니다. 대충 싸주는 수조를 들고 가게를 빠져 나왔습니다. 눈은 거의 그쳐 있었습니다. 환승을 해야 했으므로 서둘러 종로 쪽으로 빠져 경동시장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15분 정도 갔을까요? 경동시장에 도착했습니다. 길이 미끄러웠으므로 버스에서 조심해서 내렸습니다.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칼국수와 짜장면을 싸게 파는 집으로 갔습니다. 짜장면 두 그릇을 시켰습니다. 오늘 따라 양이 어찌나 많던지 다 먹느라고 고생했습니다. 커피를 마셨으면 좋으련만 식당에서 커피는 주지 않았습니다. 물을 커피삼아 마시고 나와 경동시장으로 진입했습니다. 사과와 배를 샀습니다. 사과 씨알이 작아 좀 아쉬웠습니다. 단골집에서 밤을 샀습니다. 이번에는 깐밤을 샀습니다. 시현이가 좋아하는 깬잎을 샀고 단골집 가서 마늘을 샀습니다. 제가동역 쪽으로 오면서 떡을 샀습니다. 제기동 다와서 지하마트에 가서 빨래집게를 샀습니다.


늦었으므로 귀가를 서둘렀습니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동묘앞역까지 갔습니다. 커피를 한 잔 마셨습니다. 6호선 타고 효창공원앞역에서 내렸습니다. 향나무마트에서 장을 살짝 보고 마을버스 타고 집에 왔습니다. 서둘러 어항에 물을 채웠습니다. 그대로 하루를 두며 실리콘 독을 뺄 것입니다. 지난번에 괜찮겠거니 하고 물 채운 후 물고기를 바로 넣었다가 몇 마리 죽였습니다. 집 사람이 사 온 뜰채 한 개를 달라고 해서 주었습니다. 집사람도 물고기를 몇 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서둘러 학원에 나가야 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속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발에 힘줘서 걸어갔습니다. 바쁜 나들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