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빈둥빈둥 방바닥을 뒹굴었다. 환절기라서인지 감기 기운이 있어 쉬었다.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려고 유튜브에 들어갔는데 '허준'이란 드라마가 눈에 띄었다. 전광렬 버전 허준이었다. 1999년 1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방영되었다. 예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났다.
지금까지도 허준하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심의(心醫)다. 심의는 돈을 쫓기보다 병자를 우선시하는 의원이다. 환자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여기는 긍휼과 인간에 대한 경외감으로 꽉 찬 의원이다. 드라마에서 허준은 평생 심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 심의를 쫓는 의사가 있을까? 글쎄다.
의료 분야에 심의가 있다면 가르치는 곳에는 심사(心師)가 있다. 심사는 마음으로 학생과 교감하며 가르치는 스승이다. 자신의 밥벌이와 실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의 입장에서 정성껏 가르치는 스승이다. 나는 심사였던가? 글쎄다. 심사가 되려 노력하는 흉내는 좀 내보았던 것 같다.
예전과 교육 환경이 많이 다르다. 교육 환경의 변화 주기가 3년도 안 된다. 학생, 학부모, 입시제도의 변화를 따라잡기가 힘겹다. 심사가 되겠다는 생각조차 나에게는 과분하다. 그렇다고 돈을 앞세우며 햑생들을 뒷전으로 내팽개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학생들의 패턴이 각양각색이라 모두 챙겨주기가 버겁다.
심인(心人)은 원칙을 따르며 섭리를 쫓는다.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니 한 번 더 힘을 내어 심사(心師) 가 되려 애를 써봐야 겠다. 주변이 빠르게 변해도 내가 중심을 잡고 있으면 어지럼증을 덜 느낄 것이다. 주말에 좀 쉬었더니 감기 기운이 좀 괜찮아진 것 같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심사를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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