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뱅크 2권을 교보문고에서 보고 개정된 책의 표지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책 표지를 보니 1985년 이후로 1300만부가 팔렸다고 쓰여 있었다. 내가 학생들을 가르친 게 1987년부터이니 그보다 몇 년 더 일찍 세상에 나온 책이다. 이제까지 팔린 1300만부 중에는 내가 사서 학생들을 가르친 책도 포함되어 있을 거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보문고에서 적당한 독해책을 찾다가 리더스뱅크를 만났을 때 너무 내용이 재미있어 책의 난이도를 체크하는 것을 잊고 처음부터 끝까지 서점 바닥에 쭈그려 앉아서 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리더스뱅크와 만난 게 20년 가까이 되니 이제 이 책을 친구라 불러도 될 법하다. 내가 영어를 가르친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내 책꽂이의 한가운데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녀석이니 말이다. 한 가지 책을 그렇게 오랫동안 가르쳤으면 질리기도 하련만은 그렇지 않다. 내용에 익숙해지려 하면 책이 모습을 바꿔 새롭게 나왔고 그때마다 새 옷을 입은 친구를 만날 때의 새로움과 같은 기분으로 더욱 신나게 학생들에게 리더스뱅크를 가르쳤었다. 변화하는 입시를 한 발 앞서 잘 반영해 줘서 아쉬움 없이 넉넉하게 리더스뱅크를 써 왔다.
요즈음 학생들은 스마트 세대라서 내가 애들의 감각을 쫓아가는 것이 무척 어렵다. 교재를 선정할 때 학생들의 감각에 맞는 교재를 찾으려고 애를 쓴다. 애들의 감각을 담아내지 못하면 학생들이 공부하며 지루해 하고 결국에는 외면을 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애들에게 리더스뱅크는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는 감각 있는 교재이다. 우선 표지가 학생들 감각에 맞는다. 또한 글의 소재가 무척 흥미롭고 상식을 쌓는데도 도움이 된다. "성별을 맘대로 바꾸는 망둥어", "객관식 이렇게 풀면 만점 받는다" 재미있다. 상식이 팍팍 쌓인다.
리더스뱅크 1권부터 5권까지 공부를 하면 영어 실력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 궁금할 거다. 내 경험으로 말하자면 중학교 독해 실력을 완벽하게 갖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수능 독해의 기초 실력까지도 쌓을 수 있다. 리더스뱅크 시리즈를 공부한 다음 수능 기본서를 바로 다뤄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리더스뱅크를 통해서 독해 구문을 다양하게 가르칠 수 있었고 리딩 스킬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리더스뱅크를 공부한 후에 자신의 독해 실력이 많이 늘었음을 깨닫고 행복해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언제나 기쁘다.
리더스뱅크는 양면 펼침이다. 왼쪽 페이지에 영어 글이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 그와 관련된 문제가 3, 4 문제 있다. 문제 페이지의 마지막 문제는 문법이나 어휘 문제로 구성된다. 리더스뱅크 시리즈의 문법 문제들을 잘 정리하면 문법 책 한 권을 공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알아야 할 문법 내용 모두가 문제로 만들어져 있다. 어휘 문제는 부족하지만 영어 글 속의 단어와 함께 공부하면 고등학교 입문 단어까지는 충분히 암기할 수 있다. 책 한 권으로 독해, 문법, 단어를 모두 공부 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가 아닐까 한다.
리더스뱅크의 장점 중의 하나는 복습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복습 장치로 Review Test와 WORKBOOK를 마련해 놓았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숙제로 내주었던 부분이다. 5개 Unit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Review Test를 통해 독해에서 배웠던 구문과 단어를 문제로 복습할 수 있게 했다. 또한 WORKBOOK를 통해 독해에서 배웠던 어휘를 문제로 연습할 수 있게 했고 독해에서 배웠던 구문을 Writing을 해가며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 리더스뱅크의 Writing 문제 부분만 따로 공부해도 영어 쓰기 공부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리더스뱅크는 이제 친구와 같은 책이다. 친구가 모습을 바꿔 가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멋진 일이다. 1985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이제 리더스뱅크도 30살 가까운 나이의 책이다. 학생들에게 영어 독해를 가르치며 많은 도움을 받아왔기에 리더스뱅크 저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영어 독해 교재로서 지금처럼 계속해서 좋은 교재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변화가 빠른 세상이다. 리더스뱅크가 빠른 변화를 담아내며 어떻게 성장해 나갈 지 궁금하다. 행운을 빈다.
'DMA 원장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칭찬과 잔소리의 절묘한 조화 (0) | 2014.08.21 |
---|---|
이제 공부 좀 해라 (0) | 2014.08.20 |
고1 신입생 중간고사 공략법 (0) | 2014.03.05 |
민지야, 힘내거라 (0) | 2014.01.30 |
자기주도학습은 나중 이야기 (0) | 2014.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