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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 원장 칼럼

칭찬과 잔소리의 절묘한 조화

 

아침에 일어나니 눈은 퉁퉁 부어있고 입술도 두툼한 느낌이었다. 일어나야 하는데 몸이 잘 일으켜지지 않았다. 요 며칠간 나도 모르게 몸을 혹사했었나 보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2학기 초다 보니 학원 일로 신경 쓸 일이 여러 가지다. 커리큘럼도 재정비해야 하고 강사도 뽑아야 하고 학원 광고도 해야 한다. 스케줄러를 보니 일이 많이 밀렸다. 비가 온다는 핑계로 오늘은 좀 쉬엄쉬엄 진행하려 한다. 그래도 괜찮을까?

 

학원생들이 개학하여 학교 공부와 학원 공부를 병행하니 애들이 힘들다. 속마음 같아서는 학원 수업을 느슨하게 진행시켜 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다. 학원을 믿고 맡긴 학부모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학원은 항상 학원생들과 학부모님들 사이에 낑겨 있다.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이 많은 요즈음은 특히 그렇다. 학원생들 눈치 보랴 학부모님들 눈치 보랴 바쁘다. 눈치로 따지면 학원장들을 따라오지 못한다.

 

어제는 애들 눈치 보지 않기로 했다. 고1 영어 수업 시간에 학원생들에게 수많은 지적이 쏟아졌다. 듣기 문제 맞는 개수도 그렇고 독해하는 태도도 그래서 학원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지적을 해댔다. 학원생들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저 아래 생각이 확실히 고개를 쳐든 날이었다. 부원장 선생님이 나를 불러 옐로우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래도 얼마간 나의 잔소리는 계속되었다. 뒷반 고2 영어 수업이 30분 늦었다.

 

그래도 고2 애들이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앞 반에서 큰소리 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제 시간에서 1분만 더 늦게 끝나도 시간 다 되었다고 하는 애들인데 미동도 하지 않았다. 2시간짜리 독해이므로 늦었지만 시간을 채워 줘야 한다는 생각에 수업이 뒤로 한참 밀렸다. 학원 수업이 끝나고 부원장 선생님이 집에 돌아가는 애들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했다. 어쩔 수 없다. 해줄 건 해 줘서 보내야 직성이 풀리니까.

 

간만에 학원의 들썩거림이 있었다. 부원장 선생님이 몸에 안 좋으니 혈압 올리지 말고 애들 상황에 맞춰 천천히 가자고 했다. 싫은 소리 잘 못 참아내는 애들이니 애들 입장 봐주면서 하면 학원생들이 좀 더 오래 학원을 다닐 것이다. 허나 애들의 실력을 키워 줘야 하니 마냥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칭찬은 많이 하되 지적할 것은 정확히 지적하며 학원을 운영하려 한다. 지금은 칭찬과 잔소리의 절묘한 조화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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