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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 원장 칼럼

자기주도학습은 나중 이야기

 

어제 첫 수업이 시작되고서 30분이 지나 예비 고1 상담이 있었다. 상담 시간은 10분 정도였다. 수업 시간에 상담이 들어오면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수업 받는 학원생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상담 온 학생이 예비 고1반에 있는 몇몇 학원생들을 알고 있었다. 그 중 한 명과는 무척 친했다. 그 학원생의 소개로 온 것이다. 어머님도 학생과 함께 오셨다. 과외를 하고 학원을 다니다가 1년 동안 쉬었다고 했다. 고1 선행 정도를 물어 보니 되어 있지 않았다. 많이 걱정이 되었다. 학습의 단절이 있는 학생들은 빈 구석이 있어 가르치기가 무척 힘들기 때문이다. 어머님 얘기는 애가 이제 공부하려고 한단다. 조금만 더 빨리 오시지.

 

상담 온 학생 어머님은 중3인 아들이 공부에 관심을 갖기를 간절히 바라며 자식의 공부할 낌새를 계속 살폈을 것이다. 그러다가 기다림에 지쳐 학원과 과외를 끊은 지 1년 만에 아이를 다시 학원에 끌고 왔을 것이다. 이런 애가 다른 학생들과 함께 학원 수업을  받을 수 있을까? 내 경험으로는 아이큐 150 이상이면 가능하다. 암기력으로 결손된 수업을 메워 가며 수업 진도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학생은 어림없다. 그건 꿈같은 얘기다. 학생이 6개월만 쉬어도 결손된 수업을 메우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최소한 1년이다. 보통 1년 반의 기간이 필요하다. 학습이 단절된 기간의 3배는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 학생들에게 자기주도학습은 호사다. 그건 말장난이다. 그건 사기다. 그럼 얘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있다. 다만 그 방법이 고통스럽다는 것이 문제다. 1년 동안 죽으라고 공부해야 한다. 젖 먹던 힘까지 다해야 한다. 영어와 수학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영어도 암기요 수학도 암기다. 영어는 단어와 독해에 집중해야 한다. 수학은 유형별 해법을 몸에 익혀야 한다. 1년 동안 고통을 참으면서 몰두하면 효과는 정확히 난다. 그러면 이런 과정을 참고 버티는 녀석이 몇 명이나 될까? 열 명 중 한 명도 안 된다. 퍼센트로 따지면 10%가 채 안 된다. 얘들만 살아남는 거다. 운이 좋은 녀석들이다.

 

그러면 성적이 중위권인 학생들은 어떨까? 학습이 단절된 학생들과 똑같다. 공부가 신물이 날 정도로 머리 들이밀고 해야 한다. 그래야 된다. 공부에 인이 박힐 정도로 들이밀어야 한다. 그때 공부가 뒤로 밀려 난다. 공부는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다. 새벽 1시 전에 잘 생각은 하지 마라. 깨어 있는 시간에는 공부만 생각해라. 잡생각을 하지 마라. 이럴 때만 된다. 대충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목숨 걸지 않고는 되지 않는다. 최상위권 애들은 큰 바퀴의 자전거로 달리고 있다. 세발자전거 타고 그들을 쫓아가야 하니 땀나게 바퀴를 돌려야 한다. 화장실 갈 시간 아껴서 공부해야 한다. 다시 한 번 얘기한다. 목숨 걸고 공부해라.

 

자기주도학습은 상위권 학생들이나 가능하다. 학습이 단절되었거나 중위권인 학생들은 할 것이 많고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들에게는 모르는 것 하나 하나를 물어 볼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대체로 1년 정도 전력으로 공부하면 일반고 학생은 전체 30등 안으로 들어선다. 그러면 전교 20등 안에 드는 것은 시간 문제다. 전체 10등 안에 들어설 수 있느냐 여부는 본인 능력과 관련이 있다. 이런 꿈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학습 습관을 바꿔야 한다. 조금씩 조금씩 이란 말은 필요 없다. 자신과 타협하면 안 된다. 공부할 마음이 생기면 공부 쪽으로 몸과 마음을 확실히 돌려 놔야 한다. 나를 버려야 새로운 내가 됨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