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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 원장 칼럼

이제 공부 좀 해라

 

대부분의 학교가 개학한 월요일. 학원 상담이 있을 거라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버님과 어머님 두 분이 학원에 함께 오셨다. 아버님은 해양대 출신, 어머님은 서울대 출신이셨다. 학생 성적은 국어 영어 수학이 4~5등급 정도였다. "성적이 왜 이러죠? 어머님이 공부하는 방법은 잘 아실 텐데 이상하네요." 어렸을 때부터 많이 시켰는데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셨다. 큰 애는 그냥 저냥 이화여대를 보냈는데 늦둥이인 막내는 인서울도 감지덕지라며 한숨을 쉬셨다. 이번 여름 방학 때 기숙학원에 보냈는데 잘하는 애들하고 공부해서 그런지 공부할 마음은 들어 왔다고 하셨다. 비싼 기숙학원인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옆에 계시던 아버님이 한 마디 하셨다. 큰 애는 자기 실력보다 못 간 거라고 하셨다. 막내는 성격은 좋은데 공부는 언니보다 많이 못하다고 하셨다. 게임을 해도 큰 애는 논리 게임을 하는데 동생은 일반 게임을 한다고 하셨다. 정말 둘이 왜 이리 차이가 나는 거지? 공부 머리는 보통 엄마 머리를 타고 나는 것이니 동생도 공부를 잘 해야 하는데. 학생 성적이 낮은 원인을 일부 확인했다. 친구를 좋아했다. 공부하지 않고 싸돌아다닌다는 얘기다. 핸드폰 쪽을 확인하니 핸드폰으로 친구들과 채팅을 많이 한다고 하셨다. 이런 애들에게 공부 습관을 들이기가 만만치 않다. 놀고 싶은 마음을 싹 없애야 하는데 그 진을 빼기가 힘들다.

 

학생이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 학원을 다녔고 수학 학원은 1:1 학원을 다녔으니 공부한 것이 어딘가에는 남아 있을 거라고 말씀 드렸다. 학생이 공부하는 척하며 농땡이쳐 별로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이 없으면 어떡하지? 아버님의 가자는 재촉에 어머님이 일어나시다가 다시 앉으셨다. 자식 공부 걱정이 많이 되시는 것 같았다. 하긴 수능 보기까지 1년 남짓 남았으니 당연했다. 지금 고2 학생들은 시간이 없다. 어머님께 학생과 얘기 나누고 보내시면 중간고사 때 1등급씩은 올려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안심이 되셨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어머님이 먼저 나가시고 아버님이 뒤따르시다가 강의실 내부의 모습을 살펴보셨다.

 

자식들이 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부모님들은 불쌍하다. 애써 일해서 뒷바라지 해주는 건데 애 녀석들은 그것을 모른다.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노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그러고는 알아서 할 테니 놔두란다. 알아서 제대로 하면 얼마나 고마울까? 싹수가 노라니 잔소리를 해대고 핏대를 올리며 자식들과 싸우는 거다. 얘들아, 인서울 못해 질질 짜지 말고 미리미리 공부해라. 부모님 말씀 다 맞으니 말대꾸 또박또박 해대지 말고 잘 듣거라. 배움도 때가 있다. 공부할 수 있을 때 맘껏 공부해야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는다. 이제 부모님들 속 더 이상 썩이지 말고 공부 좀 하거라. 내 자식 공부 잘한다고 크게 자랑하시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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